임신 중엔 단순한 음료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평소 즐기던 커피나 차 한 잔조차도 산모와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즐겨 마시던 임산부들은 임신 후부터는 커피양을 줄여야 하므로 대체할 차들을 많이 찾습니다. 이 글에서는 임신 중 마셔도 부담 없는 차 종류와 피해야 할 차의 성분, 시기별 마시면 좋은 차까지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드립니다.
임산부가 마시기 좋은 차
임신 중 물처럼 마시는 차는 수분 보충뿐 아니라 몸에 부담을 줄이거나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카페인이 없고, 자궁을 자극하지 않으며, 소화나 면역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포함된 차라면 임산부에게 더욱 적합합니다.
루이보스차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자생하는 루이보스 식물의 잎을 발효해 만든 차로, 카페인이 전혀 없어 임산부는 물론 영유아도 함께 마시기 적절합니다. 미네랄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고 소화 기능을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양수를 깨끗하게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 있어 임산부들이 즐겨마시는 차 중에 하나입니다. 입덧이 가라앉은 이후엔 하루 1~2회 정도, 가볍게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좋으며 우유나 꿀을 소량 첨가하면 풍미도 더해집니다.
유자, 모과차는 유자와 모과는 전통적으로 감기 예방에 많이 쓰이는 과일로 비타민C가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유자는 철분 흡수를 돕고, 모과는 진정 작용이 있어 예민한 피부나 피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시판되는 제품은 당이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으니 하루 두 잔 이하로 섭취하거나 생유자, 생모과를 직접 다려 마시는 방법도 권장됩니다.
오미자차는 오미자에는 다섯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며 몸에 따뜻한 기운을 더하고, 자궁과 혈액순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 져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자궁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임신 초기에도 연하게 끓여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의 체질에 따라 차가운 성질로 느껴질 수 있으니 소량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즈베리 잎차는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는 산모의 순산을 위한 차로 널리 사용됩니다. 자궁 근육의 탄력을 높이고 출산 후 출혈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임신 6개월 이후부터 시작해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하루 섭취량을 서서히 늘리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민들레잎 차는 몸 안의 수분 순환을 도와 다리가 붓거나 배가 답답할 때 마시면 좋은 차입니다. 이뇨 작용을 통해 과도한 수분을 배출시켜임신 후기의 부종 관리에 활용됩니다. 다만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허브티나 곡물차와 섞어 마시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임산부가 조심해야 할 차
임신 중에는 몸이 예민해져 평소에 별다른 반응이 없던 차에도 특정 성분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자궁을 자극하거나, 철분 흡수를 막는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 태아의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홍차, 녹차, 우롱차 등 카페인 음료 이런 차들은 대체로 카페인이 들어 있어 다량 섭취 시 불면, 빈맥, 철분 흡수 저해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커피보다는 함량이 낮지만 한두 잔 이상 반복적으로 마시는 것은 피하고 마시더라도 미지근한 물로 우려 카페인 추출량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로즈마리, 클라리세이지, 시나몬 계열 허브차 이 계열은 향이 강한 허브로 호르몬 분비에 관여할 수 있어 산모의 내분비 시스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로즈마리는 자궁 수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신 중에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칡차는 칡은 일반적으로 몸을 식히는 성질을 가지며 탄닌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철분이 필수 영양소가 되므로 칡차는 수유 이후나 출산 후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율무차의 율무는 한방에서 이뇨와 해독 작용이 강한 약재로 분류됩니다. 자궁 근육을 자극하거나 배출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임신 초기와 중기 모두 피해야 하는 차로 꼽힙니다.
인삼차는 전통적으로 보약의 대명사지만, 유즙 분비를 억제하고 체온을 올리는 성질이 있어 임신이나 수유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재료로 분류됩니다. 특히 수유 중에는 젖 양이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신 시기별로 마시기 좋은 차
임신 기간은 초기, 중기, 후기 세 시기로 나뉘며 몸의 변화뿐 아니라 필요한 차 종류도 달라집니다. 단순히 ‘임산부에게 좋은 차’라는 말보다는 임신 시기에 따라 내 몸 상태에 맞는 차를 골라 마시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임신 초기 (1~12주)엔 입덧, 위산 역류, 불안감, 피로가 가장 심할 수 있습니다. 자궁이 자리 잡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므로 자극이 적고 속을 편하게 해주는 차가 좋습니다. 추천 차로는 루이보스차, 유자차(비타민C 보충), 생강을 아주 소량 넣은 따뜻한 물이 좋습니다. 반대로 주의해야 할 차는 모든 자궁 자극 허브차로 대표적으로는 로즈마리, 시나몬, 쑥, 율무 등이 있습니다. 임신 중기 (13~27주) 태아의 안정기에 접어들며 소화 기능도 조금씩 회복됩니다. 하지만 철분 요구량이 급격히 늘고 다리 저림, 부종 같은 순환 문제도 생기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추천할 만한 차는 라즈베리 잎차(24주 이후부터 시작), 민들레잎차(이뇨 효과), 보리차가 있습니다. 루이보스에 말린 대추나 레몬그라스를 블렌딩해도 잘 어울리고 좋습니다. 임신 후기 (28주~출산 전) 에는 배가 커지고 잠자리가 불편해지는 시기로 부종, 속쓰림, 수면 장애가 자주 나타납니다. 또한 출산을 앞두고 자궁 근육의 유연성과 순환을 도와주는 차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추천 차로는중기와 마찬가지로 라즈베리 잎차 (점진적으로 섭취량 증가), 민들레차, 생강+대추차가 있습니다. 강한 이뇨작용이 있거나, 설사를 유도하는 허브차는 좋지 않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시기마다 내 몸이 필요한 것이 달라지듯 차도 ‘한 가지로 고정’하기보다 몸의 신호에 따라 유연하게 바꿔 마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특히 입덧이 심할 땐 찬물보다 미지근한 허브티가, 후기엔 자궁을 부드럽게 도와주는 라즈베리 잎차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마시는 차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내 몸과 아기에게 전해지는 하나의 생활 습관입니다. 카페인, 허브, 탄닌, 이뇨 작용 등 차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이 어떻게 몸에 작용하는지를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카페인이 없고, 자궁을 자극하지 않으며, 수분 보충이나 소화·면역에 도움이 되는 차를 소량씩 섭취하고 불편한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하는 것입니다. “내가 마시는 한 잔이 아이에게도 전해진다”는 마음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차를 골라보세요. 그 한 잔이, 오늘 하루를 안정시키는 좋은 태교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